본문 바로가기

秀필

무딘 애정으로, 애정으로, 애정으로.

23.12.10


Dear. my 연,경,아,은,나,은,연,진


장난기가 많은 만큼 짜증도 곧잘 내는 나는 가끔은
이런 나와 여전히 친구 관계를 유지하는 콩알들이 신기했다

언젠가 깨달은 바는 넓고 넓은
마음을 가진 이들이기에 미숙한 나를 품어줬다는 것

버티고 버티다 숨쉬기가 힘들어 의도를 가지고
추락한 곳에서도 지나치게
딱딱한 아스팔트가 아닌 넓고 잔잔한 바다의 형태로 나를 감싸안아준 이들이 있었기에

때로는 나조차도 감당하지 못했던 나의 삶에 얽힌 잔상을
이에 비롯된 순간순간 마주친 감정의 격을
지나고 보니 순수할정도로 찌질했던
나의 코묻은 과거를 버리지 않고

오늘에,
희망에,
소망에,
다시 한 번 더 꿈에 나를 가까이 둘 수 있었다

나는 콩알들과 달리 바다로 태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내 삶과 콩알들의 삶에서 바다와 바다로 만나진 못하겠지만

들을 줄 아는 귀와
온도를 가늠할 수 있는 손과
휘어지게 웃을 수 있는 눈 그리고
이 모든 걸 담고 담아 온전히 나의 진심으로 함축하여

너의 삶에 찾아온 미적지근하고 데일 듯한 소란을 살피고
그에 따른 너의 마음을 듣고
너의 말소리와 행동을 따라 그리며 웃고
너에게 필요한 순간순간마다 응원을, 공감을,
무엇보다도 삶의 소용돌이 가운데에서도
네가 네가 될 수 있도록 나는
끊임없이 무한한 무딘 애정을 너에게 보낼테니

가야 할 데가 있고
가야 할 때가 되었다면

어디든
언제든

성난 파도와 같이
잔잔한 파도와 같이
푸르뎅뎅한 너만의 심해를
짙고 옅은 너의 윤슬을

얼마든지 헤집어 수놓기를










'秀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근원모를 사랑의 말로는  (0) 2024.05.21
2024.5.13  (0) 2024.05.13
꾸준히 우울을 삼키는 법  (0) 2021.05.23
동경 사전  (0) 2020.12.08
태워지지도 않는 내 낡은 고민을 한 데 모아  (0) 2020.11.15